


여러분은 우리가 왜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던 적 없으신가요? 알고 보면 우리 안 깊숙한 곳에서 무의식이라는 녀석이 나도 모르게 내 삶을 설계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읽은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라는 책과 한강 작가의 세 작품,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며 새롭게 깨달은 점이 많았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무의식의 영향력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가진 생각과 행동들이 실제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지배 아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무의식을 단순히 '인식하지 못하는 마음의 영역' 정도로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무의식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하는 걷기, 말하기 같은 간단한 행동부터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까지 무의식의 작용은 우리의 인지 바깥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특히 무의식이 어떻게 우리의 뇌와 연결되어 있으며, 뇌가 무수히 많은 정보를 처리하면서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뇌는 의식적 인지 없이도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빠르게 해석하여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야구 타자가 순간적으로 빠른 공을 치는 것처럼, 빠른 반응과 결정은 무의식의 역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또한 무의식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와 법적 책임의 영역에까지 확장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의 행동이 무의식적 영향 아래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이나 윤리적 문제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뇌 손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의지와 상관없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새로운 논의를 필요로 하다.
또한 책에서는 창의성의 원천이 무의식의 작용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순간적인 영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무의식 속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정보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그래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무의식이라는, 보이지 않지만 매우 강력한 힘을 인식하게 되었다. 무의식을 보다 잘 이해하고 직시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우리 자신과 타인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는 하루아침에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겉보기에는 갑작스러운 선택 같지만, 알고 보면 어린 시절 폭력적인 가족 환경에서 무의식적으로 쌓아온 억압된 감정과 기억이 폭발해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엉뚱한 행동 같지만, 무의식적으로 보면 그녀가 폭력으로부터 탈출하려는 필연적인 행동인 것이죠.
『소년이 온다』 속 동호라는 소년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목격한 끔찍한 폭력을 무의식에 깊이 간직한 채 살아간다.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끔찍한 기억은 그의 일상을 끊임없이 흔들어 놓으며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인생 전체를 지배한다. 과거의 상처가 무의식적으로 현재의 삶까지 좌우하는 거죠.
『작별하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정심과 경하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적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품고 살아간다. 특히 정심은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의식 속에 깊게 각인한 채 살고 있으며, 이것이 딸 세대인 경하에게도 무의식적으로 전이되어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 폭력이 한 세대의 기억에서 끝나지 않고 무의식을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 작품들은 개인의 무의식이 단순히 개인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역사와 사회의 상처가 무의식 속에 깊숙이 남아 우리의 삶과 행동을 조종하는 힘이 되는 가죠.
결국 이 네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며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무의식의 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의식을 마주 보는 것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결국 그 무의식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네 권의 책을 짧은 기간 동안 연이어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가진 노력과 의지조차도 얼마나 무의식과 같은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들에 의해 좌우되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안정된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축복받은 것인지도 절실히 느꼈으며, 동시에 이 평온한 삶 역시 아주 작은 계기만으로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현재를 좀 더 소중히 여기고 성찰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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